글로벌 기업에서 그것도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'김은주' 씨의 이야기를 '유 퀴즈 온 더 블록'을 통해서 우연히 접하게 되었는데, 그녀의 이야기가 내 마음의 깊은 울림을 주었기에 기록으로 남기고, 다시 한번 마음에 담아보고 싶어끄젹여 본다.
화려함 뒤에 감춰진 위기
"이적을 하면 보통 6개월 정도 해매곤 했는데, 구글에서는 1년을 헤매면서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지고, 주차장의 차 안에 계속 앉아 있곤 했고, 불면증, 심장이 터질 듯 뛰어 숨쉬기 조차 어려워 이대로 가다가는 죽을 수 있겠다.'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. 성과가 바로 낮으면 해고를 당하기 때문에, 잘릴 것에 대한 두려움.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데 단어 하나를 못 쓰고 있었어요. 어떤 단어를 쓰든 비웃음 거리가 될 것 같아서.."
그렇게 힘겨워하던 중 몇몇 친구에게서 심리 상담을 받아보라는 권면을 받아들이고 심리 상담을 받게 된다. "먹는 거로 스트레스를 푸는 타입이라고, 배고프지 않은데도 계속해서 먹고, 할일이 쌓여 있는데도 인터넷 말하고.. 이럴 때가 아닌데,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?" 한 참을 김은주 씨의 말을 듣고는 상담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.
"은주, 당신이 그렇게 자꾸 먹는 건 당신 몸이 지금 에너지가 필요해서 살려고 먹는 거예요. 그리고 인터넷을 자꾸 보는 건 당신 마음이 안정감을 찾을 곳이 필요해서, 쉴 곳이 필요해서 어떻게든 벼텨보려고 마음이 애쓰고 있는 거죠. 당신 몸과 마음이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지금 애쓰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고 조금만 본인한테 친절해도 괜찮아요."
상담가의 말을 듣고 눈물이 흘렀고 '날 괴롭히는 건 오늘까지 하자'라고 다짐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. "사실 모든 사람은 많은 걸 갖고 있는데 이렇게 자기가 자신감이 떨어지면 안 갖고 있는 것만 계속 보면서 그것만 커져 보이는 거예요."
'우물 안 개구리'
평가를 앞두고 팀원 모두에게 보낸 단체 메일
"여러분 평가가 곧 다시 시작될 텐데 올해는 더욱 힘들 거예요. 그런데 우리 잊지 말기로 해요. 모두 각자 보석 같은 사람들이고 혹시라도 '나는 여기에 속하지 않아' '부족해'라고 괴로워하고 있다면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. '우물 안 개구리'라는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."
김은주 씨는 한국에서 살명서 '우물 안 개구리'가 되기 싫어 미국에 갔는데 타지 생활이 여간 쉽지 않다 보니 오히려 더 제한된 생활을 하고 있더라고요. 한인들이 모여 있는 곳, 한인식당, 한인교회, 그렇게 어느 순간 되돌아보니 스스로가 한국보다 더 작은 우물 안에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'내가 이렇게 살 거면 여기에 왜 왔지?'라는 생각 대문에 한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왜 '어디에 있는가'에 자꾸 집중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깨달음이 있었다고 한다.
"우물안이 문제가 아니에요. '우물 안 개구리'의 핵심은 우물 안에서 불행하게 산다는 게 문제인 거예요. 바다에 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개구리인 나를 버리고 '바다 개구리'가 되려고 애를 썼던 거예요. 그런데 세상에 바다 개구리는 없어요. " "난 개구리야, 개구리가 어때서?" 그 순간부터 개구리로 행복하게 살자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.
비록 TV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이야기였지만, 김은주 씨가 깨달은 바를 나누어 주신 바 역시 나에게 많은 바를 깨닫게 해 주었다. 나도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, 너무 가혹하게 몰아붙여서 더욱 오늘을 즐기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, 오늘의 삶에 감사를 잃어버리고 바다만을 바라보고 있었고, 거기에 어울리지 못하는 나를 바라보며 힘들어하고 있지는 않았을까? 오늘의 나로 더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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